유물보기 _ 대구가톨릭대학교 박물관

갑골문

갑골문자는 은나라(기원전 1,500년경~1,000년경) 사람들이 남겨 놓은 문화유산 중 가장 뛰어난 것으로서, 1899년 황하의 대홍수 때 안양시 소둔촌(小屯村)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그 지역이 은(殷)나라의 도읍지였기 때문에 '은나라의 옛터'라는 의미로 '은허(殷墟)'라고 불리고 그 문자를 '은허문자(殷墟文字)'라고도 한다. 갑골문자란 거북의 등이라는 ‘甲(갑)'과 소 같은 짐승의 어깨 뼈나 넓적다리 뼈라는 '骨(골)'에 새겨진 문자라는 뜻이다.
은(殷)나라는 신정정치(神政政治)가 행해졌던 곳으로서, 정치와 종교의 주재자였던 왕은 국가의 중요 대사를 점복(占卜)에 의하여 결정하였다. 점은 정인(貞人) 혹은 복인(卜人)이 행하였지만, 점괘를 판단하여 신의 뜻을 해석하는 것은 오직 왕 한 사람뿐이었다.
점을 치는 방법은 짐승(주로 소)의 뼈와 거북등에 점칠 내용을 적어놓고 불에 구우면 갑골이 파열되어 무늬가 나타나는데, 그것을 조(兆)라 하며 조의 형상에 의하여 길흉을 판단하였다.
점을 친 후에 그 결과를 갑골에 기록을 해 놓았기 때문에 갑골문은 "복사(卜辭)"라고도 불리고, 칼로 새겨놓았기 때문에 '계문(契文)'이라고도 한다.
갑골은 그 자체가 아주 딱딱하기 때문에 그 표면에 글자를 새기기 위해서 청동(靑銅) 같은 금속이나 경옥(硬玉) 같은 단단한 칼날을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갑골문은 서체가 가늘고 긴 특징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소수의 갑골문은 먹이나 붉은 먹을 이용해 붓으로 쓰여진 것들도 발견되고 있다. 또한 갑골문은 원시 문자의 성격을 지니고 있어 회화적 요소가 강한 특징이 있는데 사물의 모양을 그대로 묘사해 문자화했기 때문에 상형문자(象形文字)의 특징을 드러내고 있다.